의령 독채펜션 1층 황토방 — 마루에서 시작하는 하루
의령 독채펜션 1층 황토방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마루가 먼저 보입니다. 방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고 마루에 앉게 되는데, 그 몇 분이 이 공간의 성격을 알려 줍니다. 마루에 앉으면 시선이 자연히 마당 쪽으로 향합니다. 기와 처마가 낮게 내려앉아 있고, 마루 끝에서 잔디 마당이 시작됩니다.
황토방은 벽이 두껍고 창이 작습니다. 대신 바닥이 따뜻합니다. 방 가운데에 서 있으면 발바닥부터 온기가 올라오고, 그 온기가 방 전체로 퍼집니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 이 방을 먼저 찾는 이유도 바닥의 온기입니다. 낮에는 해가 달 모양 창을 통해 바닥에 둥근 빛을 만들어 놓습니다.
방 한쪽에는 흰 아궁이 스토브가 있습니다. 불을 피우면 스토브 위로 김이 오르고, 그 열이 방 안을 천천히 데웁니다. 원형 테이블을 스토브 곁에 두어서, 불을 보면서 앉아 있을 자리가 있습니다. 겨울에는 이 자리가 방의 중심이 됩니다.
마루로 나가면 시야가 한 번에 열립니다. 창호를 열어 두면 마당의 공기가 마루까지 들어오고, 처마 아래에 매달린 등이 마루를 비춥니다. **이 집에서 가장 오래 앉아 있게 되는 자리는 방이 아니라 마루입니다.**
마루에 앉아 있으면 소리가 층으로 들립니다. 가까이에서는 마루가 삐걱이는 소리, 조금 멀리에서는 잔디를 스치는 바람, 그 너머로는 새소리가 얹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이 마루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 집에서는 짐을 풀기 전에 마루에 먼저 앉게 됩니다.
방 안에는 서가가 있습니다. 여행 책과 사진집이 몇 권 꽂혀 있고, 그 옆에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해가 진 뒤에는 이 테이블에 앉아 책을 펼치게 됩니다. 조명이 낮게 깔려서 눈이 편합니다.
1층에는 물에 몸을 담그는 자리도 있습니다. 큰 창이 달린 욕조라서, 물에 앉은 채로 바깥을 볼 수 있습니다. 마당을 걷고 난 뒤에 여기서 몸을 데우면 하루가 정리됩니다. 창을 조금 열어 두면 바깥 공기가 물 위로 내려옵니다. 물이 식으면 다시 데우면 되니, 오래 앉아 있어도 괜찮습니다.
2층에는 세면대와 샤워 시설이 따로 있습니다. 1층과 2층을 나눠 쓰면 아침에 씻는 시간이 겹치지 않습니다. 세면대 앞에 창이 있어서, 씻으면서 마당의 빛을 볼 수 있습니다. 수건과 세면도구는 방 안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해가 지면 바베큐식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고기는 미리 썰어 접시에 담아 두면 불 앞에서 오래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쟁반에 가지런히 놓인 고기를 하나씩 올리면, 불판 위에서 기름이 떨어지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웁니다.
고기를 구울 때는 채소를 함께 올립니다. 접시에 담아 두었다가 고기와 번갈아 올리면 불판이 마르지 않습니다. **불 앞에서는 요리보다 대화가 먼저라서, 준비를 미리 해 두면 그 시간이 길어집니다.**
식사가 끝나면 다시 마루로 돌아옵니다. 밤의 마루는 낮과 다릅니다. 처마 아래 등만 켜 두면 마당은 어둠에 잠기고, 그 어둠 너머로 산의 윤곽이 남습니다. 봉황대와 일붕사가 맞은편에 있어서, 밤에는 그 방향의 하늘이 유난히 어둡습니다.
마당 한가운데에 서서 고개를 들면 별이 보입니다. 집 주변에 큰 불빛이 적어서, 의령의 맑은 밤하늘이 그대로 열립니다. 1,000평의 잔디밭이 어둠에 잠기면 마당이 훨씬 넓게 느껴집니다.
아침에는 마당을 한 바퀴 걷습니다. 잔디에 이슬이 내려앉아 발이 조금 젖고, 정원의 잎 사이로 빛이 스며듭니다. 늦가을이면 석류가 벌어지며 붉은 알갱이를 드러냅니다. 이 자리에서 뒤돌아보면 한옥의 지붕선이 마당 위에 낮게 앉아 있습니다.
아침 식사는 2층에서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창을 열어 두면 마당의 공기가 안쪽까지 들어오고, 밥을 먹는 동안에도 바깥의 소리가 배경처럼 깔립니다. 600평 스튜디오가 뒤편에 있어서, 아침 빛이 좋은 시간에 촬영을 잡아 두면 하루가 길어집니다.
숙박은 2층 전용펜션 기준으로 평일 25만원, 휴일 35만원입니다. 휴일은 금요일·토요일과 공휴일 전날이고, 기본 4인에 1인당 2만원이 더해집니다. 1층 황토방은 최대 5인까지, 전체로는 15인까지 머무를 수 있습니다. 가족사진 촬영을 미리 예약하시면 펜션 이용에 50% 할인이 적용됩니다. 입실은 15시, 퇴실은 11시입니다.
**황토방에서 보내는 하루는 방 안에서 시작해 마루에서 끝납니다.** 아침에 마루에 앉아 신발을 신고, 저녁에 마루에 앉아 신발을 벗는 것. 그 두 번의 시간이 이 집에서의 하루를 붙잡아 줍니다. 방은 자는 곳이고, 마루는 머무는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