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하고 하룻밤 — 의령 독채펜션에서 하루가 흐르는 순서
의령 봉황대 앞길을 따라가다 보면 담장이 낮아지고, 그 너머로 잔디가 펼쳐집니다. 1,000평의 마당 한가운데에 집이 한 채 있습니다. 하루에 한 가족만을 위해 문을 여는 의령 독채펜션, 김작가사진이야기펜션입니다.
마당에 들어서면 먼저 평상이 보입니다. 넓은 상판에 앉으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뒤편 화덕으로 갑니다. 돌을 하나씩 쌓아 올린 화덕이라 불을 피우면 열기가 오래 남고, 그 열이 저녁 내내 마당을 데웁니다.
담장을 따라 걸으면 계절이 손에 잡힙니다. 봄에는 모란꽃이 크게 피고, 여름에는 잎이 두꺼워지고, 가을이면 그 자리가 붉게 물듭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가꾼 정원이라 꽃의 자리와 키가 조금씩 다릅니다.
**잔디 위에 서면 산이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아치 아래로 걸어가면 덩굴이 어깨를 스치고, 그 너머로 봉황대와 일붕사 쪽 능선이 이어집니다. 의령 9경 중에서도 3경·4경으로 꼽히는 두 곳이 바로 맞은편이라, 두 곳이 이 집의 정원 한 켠처럼 느껴집니다.
정원 한쪽에는 철제 대문과 수동 펌프가 서 있습니다. 오래된 것을 그대로 두고 주변만 다듬은 자리라, 손을 대면 손때가 묻어납니다. 아이들은 펌프 손잡이를 몇 번 올렸다 내리며 물줄기를 기다리고, 어른들은 그 옆에서 사진을 꺼냅니다.
1층 황토방은 문을 열 때부터 공기가 다릅니다. 기와 처마 아래로 격자 창호가 이어지고, 툇마루에 걸터앉으면 마루 끝에서 온기가 올라옵니다. 황토 벽이 낮 동안의 햇빛을 머금었다가 밤에 천천히 놓아주기 때문입니다.
해가 지면 황토방의 전구가 하나씩 켜집니다. 고재 보에 매달린 전구에서 주황빛이 떨어지고, 그 빛이 아치형 창을 타고 마당까지 나갑니다. 낮에 보던 방과 저녁의 방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묵어 보면 알게 됩니다.
저녁은 바베큐식당에서 시작됩니다. 야외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불을 올리면, 그 위에 놓인 항아리에서 김이 오릅니다. 불을 보는 일은 오래 앉아 있게 만듭니다. 장작이 타는 소리만 들리는 시간이 하루의 끝을 천천히 열어 줍니다.
구운 고기를 나무 도마에 담아 냅니다. 채소를 곁들이면 접시가 한 폭의 그림처럼 채워지고,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먼저 사진을 찍습니다. 바베큐식당은 다른 가족과 자리를 섞지 않고 쓸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라, 목소리가 조금 커져도 괜찮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방이 조용해집니다. 침대 옆 창이 크게 나 있어서 누우면 하늘이 먼저 보이고, 원목 옷장과 나무 마루가 방의 온도를 낮춰 줍니다. 2층 전용펜션은 기본 4인에 최대 10인까지 지낼 수 있습니다.
불을 다 끄고 몇 분만 기다리면 눈이 어둠에 적응합니다. 의령의 밤은 그때부터 밝아집니다. 한우산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도시의 불빛이 멀고, 별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좋은 시간은 불을 끈 뒤에 찾아옵니다.**
다음 날 아침, 촬영이 있는 날이면 메이크업실로 먼저 갑니다. 거울마다 조명이 따로 달려 있어서 얼굴에 그림자가 지지 않고, 의자에 앉으면 준비가 천천히 시작됩니다. 촬영장과 같은 건물 안에 있어서 이동 없이 하루를 이어 갈 수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팔레트와 브러시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색을 고르는 동안 창밖의 빛이 들어오고, 그 빛을 보며 오늘 사진의 분위기가 정해집니다. 준비하는 시간까지가 촬영의 일부라는 것을 이 방에서 알게 됩니다.
준비를 마치고 다시 마당으로 나옵니다. 600평 규모의 스튜디오와 1,000평 야외촬영장이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지니, 같은 날 안에서 실내와 야외를 오가며 찍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봤던 마당이 햇빛을 받으면 전혀 다른 배경이 됩니다.
숙박과 촬영을 한 번에 묶으면 하루가 길어집니다. 촬영을 마치고 방에 돌아와 잠깐 눕고, 저녁에 다시 화덕 앞에 앉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서두르지 않고 마당을 한 바퀴 걷습니다. 그 하루가 사진보다 오래 남는 편입니다.
가족사진을 미리 예약하시면 펜션 이용 요금을 50% 할인된 금액으로 편안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평일 25만 원, 휴일은 금요일·토요일과 공휴일 전날로 35만 원이며, 기준 4인에 1인 추가 2만 원입니다. 1층 황토방은 별도로 최대 5인까지, 두 층을 함께 쓰시면 열다섯 분까지 한 가족처럼 지내실 수 있습니다.
의령펜션을 찾으신다면, 하루의 순서를 그대로 겪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도착해서 정원을 걷고, 황토방에 짐을 두고, 저녁에 불을 보고, 아침에 다시 마당으로 나오는 일. 그 순서가 이 집에서 가장 좋은 안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