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독채펜션 — 창이 벽의 절반인 2층
의령 봉황대 앞, 1,000평 잔디밭 한쪽에 집이 한 채 있습니다. 하루에 한 가족만을 위해 문을 여는 집, 김작가사진이야기펜션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지은 집이라서 창의 자리와 마루의 높이가 조금 다릅니다.
여름에는 창을 열어 두고 지냅니다. 바람이 방을 가로질러 갔다가 테라스로 나갑니다.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저녁이 되면 서늘해지고, 그 서늘함이 잠을 깊게 만듭니다.
2층 문을 열면 벽의 절반이 유리입니다. 방 안에 서 있는데도 밖에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산이 가까워서 나무 한 그루가 구분되고, 바람이 지나가면 잎이 한꺼번에 흔들립니다. 의령 독채펜션을 찾는 분들이 이 창 앞에서 짐을 내려놓습니다.
거실은 넓게 비워 두었습니다. 낮은 소파와 작은 원형 테이블, 그뿐입니다. 물건이 적으면 시선이 창으로 갑니다. 앉아 있으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기울어 있습니다.
겨울에는 창가에 앉아 있으면 햇빛이 오래 머뭅니다. 낮이 짧은 계절이라 빛이 더 귀합니다. 눈이 오면 마당이 조용해지고, 그 조용함이 방 안까지 들어옵니다.
주방은 원목 카운터가 길게 이어집니다. 냉장고와 조리대가 한 줄로 서 있고, 창을 등지지 않고 요리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아침을 만들면서 바깥을 보고 있으면, 그 몇 분이 여행의 절반이 됩니다.
침실은 조용합니다. 창을 곁에 둔 침대와 원목 옷장이 전부라서, 방에 들어서면 마음이 먼저 가라앉습니다. 잠들기 전에 불을 끄고 창을 보면 바깥이 생각보다 밝습니다. 도시에서는 잊고 있던 밝음입니다.
테라스에는 작은 화분이 놓여 있습니다. 물을 주고 잎을 만지다 보면 시간이 갑니다. 이 집에서 할 일은 많지 않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많다는 것이 오히려 편안합니다.
아침에는 테라스로 나갑니다. 난간 너머로 산과 계곡이 내려다보이고, 아래에서는 물소리가 올라옵니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들고 있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 조용함이 이 집의 가장 큰 편의시설입니다.
자녀와 함께 오시면 아이들이 먼저 잔디밭으로 달려갑니다. 뛰고 구르다 지치면 마루에 올라와 눕습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면 그 집의 여름이 한 장이 됩니다.
1층 입구에는 테라스식당이 따로 있습니다. 다른 가족과 자리를 섞지 않고 식사와 바베큐를 즐길 수 있는 별도의 공간입니다. 큰 원목 테이블에 둘러앉으면 아이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어른들은 그 뒤에 앉습니다.
1층 황토방은 온기가 다릅니다. 황토 벽과 아궁이, 아치 창과 원형 달창, 기와 처마 아래 툇마루가 이어집니다. 발을 디디면 마루에서 온기가 올라오고, 그 온기가 하루를 천천히 데웁니다.
별을 보려면 불을 다 끄는 것이 좋습니다. 몇 분만 기다리면 눈이 어둠에 적응하고, 그때부터 하늘이 열립니다. 의령의 밤은 그렇게 천천히 밝아집니다.
저녁이 되면 집이 달라집니다. 마루 등과 방의 전구가 한꺼번에 켜지고, 창 너머로 마을의 불빛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이 집에서 가장 좋은 시간은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아침과, 불을 다 끈 뒤의 밤입니다.
이 자리의 이름값은 주변에 있습니다. 의령 9경 중에서도 3경·4경으로 꼽히는 일붕사와 봉황대가 바로 맞은편이고, 두 곳은 김작가의 특별한 정원 한 곳처럼 느껴지는 비경을 품고 있습니다. 집 뒤로는 한우산 입구가 이어집니다.
600평 규모의 대형 스튜디오와 1,000평 야외촬영장이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집니다. 그래서 촬영과 하루를 한 번에 묶을 수 있습니다. 가족사진을 미리 예약하시면 펜션 이용 요금을 50% 할인된 금액으로 편안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2층 전용펜션은 기본 4인에 최대 10인까지, 1층 황토방은 별도로 최대 5인까지 받습니다. 두 층을 함께 쓰시면 열다섯 분까지 한 가족처럼 지내실 수 있고, 그보다 큰 단체는 전화로 상담하신 뒤 자리를 잡아 드립니다.
오늘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 않으셨다면, 이 집에서 하룻밤을 묵어 보십시오. 다음 날 아침, 같은 하루가 조금 더 천천히 지나갑니다.


